업무 자동화 기초 2부 - Workflow 설계
AI에게 코드를 부탁하면 프로그램은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전에 생깁니다. “무엇을 만들어 달라고 해야 하지?”라는 질문입니다. 자동화할 업무를 정했다면 곧바로 코딩부터 시작하지 마세요. 먼저 사람이 하던 일을 순서대로 풀어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매출 보고서와 고객 문의 처리 사례를 통해 업무 흐름을 설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을 알아봅니다.
Workflow는 업무가 흘러가는 순서입니다
Workflow는 하나의 업무가 시작되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거치는 작업의 흐름입니다.
매주 만드는 매출 보고서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담당자는 지점별 매출 파일을 가져옵니다. 여러 파일을 하나로 합친 뒤 매출을 계산합니다. 지난주 실적과 비교하고 최종 보고서를 만듭니다.
매출 파일 가져오기 → 데이터 합치기 → 매출 계산 → 전주와 비교 → 보고서 만들기
사람은 이 과정을 익숙하게 처리합니다. 머릿속에 다음 순서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컴퓨터는 우리가 어떤 파일을 쓰고, 무엇을 계산하며,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매출 보고서를 자동으로 만들어 줘”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이유입니다. 자동화를 시작하려면 사람이 하던 일을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작은 작업으로 나눠야 합니다.
업무를 Input, Process, Output으로 나눠보세요
처음부터 복잡한 흐름도를 그릴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 세 가지 질문부터 답하면 됩니다.
- Input: 일을 시작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 Process: 가져온 자료로 무엇을 하는가?
- Output: 일이 끝나면 무엇이 만들어지는가?
이 구조를 IPO라고 부릅니다.
Input에는 Excel 파일, 이메일, PDF, 웹사이트 정보, 사용자 입력, 데이터베이스 자료 등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Process는 파일 합치기, 합계 계산, 문서 읽기, 문의 분류, 데이터 비교처럼 실제로 수행할 작업입니다. Output은 새 Excel 파일, PDF 보고서, 이메일, 알림, 처리 기록 등이 됩니다.
예를 들어 주간 매출 보고서 업무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Input: 각 지점에서 받은 매출 Excel 파일
- Process: 파일 읽기 → 데이터 합치기 → 지점별 매출 계산 → 지난주 실적과 비교
- Output: 주간 매출 보고서 Excel 파일
이제 AI에게도 훨씬 구체적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특정 폴더의 지점별 매출 Excel 파일을 모두 읽어 하나로 합쳐 줘. 지점별 매출 합계와 지난주 대비 증감률을 계산하고, 결과를 새로운 Excel 보고서로 저장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줘.
업무의 재료와 처리 과정, 완성품을 알려주면 AI가 만들어야 할 프로그램의 범위도 분명해집니다.
조건에 따라 일이 달라지면 판단 단계를 넣습니다
실제 업무는 언제나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중간 결과나 조건에 따라 다음 작업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Decision, 즉 판단 단계입니다.
고객 문의 이메일을 처리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문의 이메일 받기 → 내용 읽기 → 문의 유형 판단 → 담당자에게 전달 → 처리 결과 기록
판단 결과가 영업 문의라면 영업팀으로 보내고, 기술 문의라면 기술 담당자에게 전달합니다. 일반 문의는 고객지원팀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기존 프로그램은 주로 정해진 단어를 기준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메일 제목에 ‘견적’이 있으면 영업팀으로 보내는 식입니다. AI를 활용하면 이메일 전체 내용을 살펴보고 의미에 따라 문의 유형을 나누도록 설계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AI가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준을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유형으로 구분할지, 판단이 어려우면 누가 확인할지, 처리 결과를 어디에 남길지까지 정해야 안정적인 업무 흐름이 됩니다.
같은 작업이 이어지면 반복 구조를 찾으세요
Workflow를 살펴볼 때는 같은 일을 여러 번 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폴더에 Excel 파일이 20개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파일을 읽고 데이터를 가져오는 작업을 20번 따로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폴더에 있는 모든 Excel 파일을 대상으로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됩니다. 여러 웹페이지에서 정보를 가져오거나 고객별 데이터를 차례로 처리하는 일도 같은 방식입니다.
반복할 대상과 종료 조건은 분명해야 합니다. ‘폴더 안의 모든 Excel 파일’처럼 범위를 정하고, 파일 하나를 처리할 때 어떤 작업을 되풀이할지도 적어 주세요. 그래야 일부 파일을 빠뜨리거나 같은 자료를 두 번 처리하는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장 정상적인 흐름만 설계하세요
실제 업무에는 예외가 많습니다. 파일이 비어 있을 수 있고, 사람이 중간 결과를 확인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오류가 나면 다시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첫 설계부터 모든 예외를 담으려고 하면 흐름이 금세 복잡해집니다. 먼저 평소에 문제없이 처리되는 순서부터 잡아 보세요.
- Input → Process → Output으로 큰 흐름을 정합니다.
- 조건에 따라 다음 작업이 달라지는 곳에 Decision을 넣습니다.
- 같은 일을 여러 번 하는 구간에서 Repeat를 찾습니다.
- 기본 흐름이 정리된 뒤 오류 처리와 사람의 확인 절차를 추가합니다.
자동화할 업무가 떠오르면 다음 질문을 순서대로 적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 무엇이 들어오는가?
- 가져온 것으로 무엇을 하는가?
- 중간에 어떤 판단이 필요한가?
-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가?
- 마지막에 무엇이 만들어지는가?
좋은 자동화는 코드보다 명확한 업무 설명에서 시작합니다. AI가 코드를 빠르게 만들어 주더라도 우리 회사의 파일 위치, 계산 기준, 승인 절차까지 저절로 알 수는 없습니다. 업무를 작은 단계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면 실제 자동화를 만들 준비도 상당 부분 끝난 셈입니다.